Human Civilization

Human Civilization
Photo by Constantinos Kollias / Unsplash

현재 우리는 인류 문명 역사상 제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의 미래와 비교하면 제일 느린 속도일 것이다.

Wikipedia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 시점인 100만 년전부터 지금까지의 세계총생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간 인류가 만들어내는 총 생산량을 그래프로 그려보고 이해해보자.

Gross world product - Wikipedia

대략적으로 5만년전부터 지금까지의 총 생산량을 간략하게 그려보았다. 최근 들어 총 생산량이 엄청난 폭으로 증가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하기 너무 어려운 그래프이므로 log를 하나 씌워보자.

그림 1. 총 생산량

로그를 씌웠음에도 성장률에 큰 차이를 보인다. 나는 크게 3가지 스텝으로 나누었다. -5000년 전, -5000년 전부터 1800년까지, 1800년 이후이다. 각각의 스텝 안에서는 일정한 성장률을 보인다.

그림 2. log(총 생산량)
그림 3. 그림 2를 확대한 사진

1시기 ( ~ 기원전 5000년전) : 0.0000006 log GWP / year
2시기 (기원전 5000년전 ~ 1800년) : 0.0006 log GWP / year
3시기 (1800년 ~ 현재) : 0.027 log GWP / year

인류에게 각 시기별로 어떠한 일들이 있었을까? 성장률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1시기. 인지 혁명

45억년 전 지구가 탄생하고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 이전까지 단 한번도 총생산이라는 개념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 모든 종들이 단순히 살아남기 바빴으며 자기 먹기 바쁘고 자기 자식 키우기 바빴다. 오로지 호모 사피엔스만이 도구를 만들고 문화를 만들었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특성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언어"의 존재이다. 언어의 존재로 인해 협력이 가능했고, 후대로의 정보 전달이 가능했다.

기원전 5000년전까지 빠르지는 않았지만 exponential하게 GWP가 증가한 이유는 바로 이 언어 때문이었다. 협력과 기록을 통해 인류가 일정한 성장 속도가 아닌 일정한 성장률을 이뤄낼 수 있었다. 다만 수렵, 채집 생활을 했었기에 함께하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았고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 정보가 빠르게 퍼지거나 후대에 전달되기는 쉽지 않았다.

2시기. 농업 혁명

기원전 5000년 전 인류는 농업을 시작하게 된다. 수렵, 채집 생활을 멈추고 한 곳에 모여서 정착하게 된다. 이 이후로 1시기와는 다른 1000배 빠른 성장률을 기록한다. 모두가 함께 모여살면서 정보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후대에 전달되기는 더욱 쉬워졌다.

2시기에는 사람들의 정보 공유가 쉬워지면서 문화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더 이상 직접 생산하지 않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1시기에는 모든 사람이 직접 먹을 것을 구해야 했다면 2시기에서부터는 인류 발전의 가속화를 위해 인류 스스로 롤을 나누기 시작하였다. 더욱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농업만 해야 하고, 누군가는 물고기만 잡아야 하고, 누군가는 방구석에서 이래라저래라만 하는 것이 제일 효율적임을 알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나라가 탄생하고 정치, 상업, 교육, 과학 등등이 탄생하고 3시기를 준비하게 되었다.

3시기. 과학 혁명

1800년 경 증기기관의 시작과 함께 과학 혁명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인류가 축적해놓은 지식들을 기반으로 인류의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시작했다.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전세계가 하루 안에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며, 1초 만에 연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 혁명으로 인해 전세계에게 1초 만에 모든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엄청난 양의 정보를 매년 생산하여 후대에 넘겨줄 수 있게 되었다. 매년 4~5%의 엄청난 성장률을 보일 수 있는 이유이다.

1차 산업 혁명, 2차 산업 혁명, 3차 산업 혁명 모두 여기에 포함되며 1, 2, 3차 모두 사람이 직접 하던 일을 자동화하기 시작하였다. 1차에서는 증기 기관을 바탕으로 사람의 힘을, 2차에서는 전기에너지, 석유를 바탕으로 공장에서의 사람의 디테일을, 3차에서는 인터넷과 컴퓨터를 바탕으로 사람의 두뇌를 대체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대체하는 정도는 많이 부족하다. 여전히 실생활에서 도움을 주는 로봇은 존재하지 않고 컴퓨터는 사람이 미리 짠 알고리즘으로만 대체해줄 뿐이다. 지금 나온 ChatGPT는 대체할 수 있을까? 아직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4시기. OO 혁명

4시기는 언제 시작될까?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 새로운 공간에서 삶을 시작할 때, AI가 더욱 발전하여 사람의 지능을 대체할 때, 로봇이 발전하여 오프라인에서의 사람을 대체할 때, 연 2~30%의 성장률을 기록할 때 즈음이라고 생각한다.

특이점이 올까?

인류에게 특이점이 올까?

사실 지금까지 인류에게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기계 혹은 소프트웨어로 대체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대체된만큼 인류는 더 넓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1292 * 20312 를 빠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없듯이, 차 백만대를 내가 혼자 어떻게 빠르게 만들지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기술의 발전 위에서 인류는 다음 생각을 한다. 인류의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대체하기 전까지 특이점이 오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AI의 발전도 결국 기술 하나의 발전일 뿐 10년 뒤에 두고보면 아주 추상화가 잘 되어 있는 기술 하나이지 않을까. 그 때는 사람의 생각 수준이 훨씬 더 고도화되어 있겠지.

인류의 변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이렇게 3차례 시기에 걸쳐 인류는 발전해왔다.

세계 총 생산량이 어마무시하게 증가하였으며 어느 정도로 더 성장할지 감잡기 어렵다. 성장률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3시기가 끝나는 순간은 연 성장률 30%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현재는 3시기의 중반 정도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세계가 스스로를 레버리지하는,  즉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도록 발전할 것이다. 리테일은 사람이 직접 사다와야 하는 것을 대신 해주는 것이고, 교통은 움직이는 시간을 매우 단축시켜준다. 광고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행위를 대신 해주며, 금융은 매번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 은행을 가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해준다.

하지만 이 생산량의 증가로 인해 생기는 부차적인 것은 바로 "놀이"이다. 생산량이 증가하기에 그만큼 남는 시간이 더 생기게 되고 그로 인해 놀이 산업이 발전한다. 게임, 여행, 패션, 뷰티 등등 인류의 생산량에는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지만 더욱 커지는 비즈니스들이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놀고 싶은 욕구,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구, 좋은 집에 살고 싶은 욕구 등등 여러 욕구의 해소라고 볼 수도 있겠다. 과거에는 투우, 결투, 술집 등등이 같은 결이었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의 목표는 인류 문명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개인적 만족을 위한 "욕구 해소" 2가지 방향으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사람마다 추구하는 방향은 다를 것이다. 생산량은 일정하더라도 인류 문명을 위해 생산성 향상에는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 있고, 인류 문명 전체를 레버리지할 수 있도록 엄청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욕구 해소만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류 문명은 인류 문명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정말 아름답게 설계되어 왔다.

내가 아는 유일무이한 문명은 인류 문명이며 정말 아름답게 설계되었다고 생각한다. 한 명으로 안되서 협업을 하기 시작하고, 뭉쳐살기 시작하고, 때가 되면 죽고, 학습하고, 진화하는 과정이 정말 아름답다. 만약에 사람이 대화할 수 없는 존재였다면? 죽지 않는 존재였다면? 학습할 수 없는 존재였다면? 지금과 같은 인류 문명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과거로부터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미래에 대해 예측하고 공부할 때 세계는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며 나는 그 발전을 더욱 빠르게 선도하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