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AI 이후,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Photo by Benjamin Child / Unsplash

목차

  1. 인트로
  2. 노동의 가치가 없어진다
  3. 풍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4. 인간은 소비자가 아니라 창조자이다
  5.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폭한다
  6.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해야 한다
  7. 결론

인트로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일은 자동화될 것이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했던 노동의 상당 부분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풍요로워질 수도 있고, 어쩌면 언젠가는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전제가 약해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 때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일이 필수가 아니게 될 때, 인간의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을 받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싸게 생산하는 것들을 소비하고, 더 많은 자극과 도파민을 좇는 존재가 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단지 살아남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꿈꾸고, 만들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며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존재이다.

AI로 인해 인간이 무력해지는 시대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자기 가능성을 실현하는 시대가 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노동의 가치가 없어진다

“노동”의 공식적인 정의는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나 가치를 얻기 위해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모든 행위이다. 나는 노동을 다른 2가지 방식으로 정의해보고 싶다.

1. 시간으로 돈을 사는 행위

일반적으로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표현은 많이 쓰지만, 시간으로 돈을 산다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직업은 내가 가진 지식, 기술, 판단력, 신체 능력, 감정 노동 등을 일정 시간 제공하고 돈을 받는 구조였다. 시간으로 돈을 산다고 볼 수 있다. 직장인은 시간을 팔아 월급을 받고, 변호사는 시간을 팔아 자문료를 받고, 의사는 시간을 팔아 진료비를 받는다.

단가, 노동의 난이도와 무관하게 노동의 가치가 전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모델은 한 가지 전제 위에 있다. “어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AI와 로봇으로 이 전제가 깨지고 있다.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남아있고, 장기적으로도 분명 조금은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은 AI와 로봇이 더욱 빠르게, 더욱 정확하게 해낼 것이다. 지금만 봐도 하루 밤낮 내내 코딩해야 했던 작업이 10분 만에 끝나고, 하루 밤낮 내내 리서치하고 정리해야 했던 보고서가 10분 만에 작성된다.

위에서 말했던 3가지 예시 (직장인, 변호사, 의사 등) 직업이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직업군에서 시간으로 돈을 사는 행위가 없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2 . 자기 목적이 아닌 외부 목적을 위해 시간을 쓰는 행위

주식 없이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해당된다. 비즈니스를 일부분이라도 소유하고 자기 목적에 위해 스스로의 시간을 써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기 목적이 아닌 주주의 목적, 대표의 목적, 주식을 갖고 있는 경영진의 목적을 위해 일한다. 물론 그 제한 안에서 회사의 방향과 개인의 방향을 맞추어 진심으로 뜨겁게 달려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또한 개인의 목소리를 듣고 개인의 비전 등을 고려하여 회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훌륭한 회사들이 많다는 것도 안다. 다만 명시적인 주식이 없다면 그 비즈니스 자체를 소유하지 못하기에 법적으로는 자기 목적이 아닌 외부 목적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이 된다.

만약 자신의 꿈이 아닌 대표의 꿈, 회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고 있다면 그것은 더욱 더 확실하게 “노동”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2번째 정의로 바라보는 노동은 AI로 인해 직접적으로 가치가 없어질 이유는 특별히 없으나 2번째 정의에 해당하는 노동 특성상 직장에서 시간으로 돈을 사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가치가 없어질 것이라 예측한다. 2번째 정의에 해당하더라도 충분한 보상 구조를 갖고 있어 시간으로 돈을 사는 것이 아닌 회사 전체를 레버리지하며 회사가 세상에 기여하는 임팩트를 키울 수 있다면 이러한 종류의 노동은 가치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되면 정말 회사의 미션에 공감하고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달리는거여야지만 이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2가지 방식으로 정의한 노동이 앞으로 점점 더 가치가 없어지고 결국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노동자”라는 개념도 아예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세기의 경제학에서 인건비라는 개념이 아주 중요했다. 돈으로 인간의 시간을 사 투자한 돈 이상의 생산량을 벌어야 회사가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의 경제학에서는 인건비, 노동시간, 생산량이 절대 비례하지 않기에 모든 것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이유로 앞으로 기업의 지분 설계와 개인의 보상 방식이 현재와는 많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데 이는 추후 글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풍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더욱 인류 사회는 풍요로워질 것이다. AI가 물리적 세상까지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면 생산비는 계속 낮아지고, 상품과 서비스 가격도 계속 싸질 것이다. 그렇게 싸진 상품과 서비스들로 다른 도메인에서의 생산성을 더 높이고 사이클이 계속 돌면서 생산비는 또 다시 낮아지게 된다. 극단적으로 누구나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원하는 콘텐츠를 무한히 소비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분명 지금보다 나은 면이 있다.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생계 때문에 건강을 잃지 않아도 되며, 먹고사는 문제에 짓눌려 하를하루를 버티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엄청난 진보이다. 인간이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몸을 끝없이 팔아야 하는 사회는 결코 이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하지만 풍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인간의 삶이 자동으로 의미 있어지지 않는다. 결핍이 사라진 자리에 행복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목적 없는 풍요는 인간을 더 공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사실 지금의 사회도 과거에 비하면 충분히 풍요로운 삶이며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이 덜하지만 현재 사회를 보며 풍요로운 사회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삶의 의의를 찾아야 한다. 남들과의 비교를 멈추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인식하고 의의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삶이다. AI 시대의 핵심은 단순히 더 많은 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시켜주고 더 많은 인간이 삶의 의의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부하고, 창작하고, 창업하고, 여행하고, 조직을 만들고 등의 방식들로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해방된 시간이 무의미한 소비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자아실현의 시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인간은 소비자가 아닌 창조자이다

더 많은 상품, 더 많은 서비스, 더 큰 도파민이 인류 앞에 올 것이다. 현재도 소비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뭘 소비하면 좋을지 추천해주고 제안해주는 서비스들까지 소비하는 지경이다. 더 자극적인 영상, 더 맛있는 음식, 더 강한 쾌락을 누린다고 삶이 완성되지 않는다. 순간의 만족을 줄 수는 있지만 삶의 의미를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AI와 로봇이 모든 것을 싸게 만들어버린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인간이 거대한 소비자로 남는 것이다. 일하지 않아도 되고, 버튼 하나로 원하는 것을 얻고, 알고리즘의 추천에 따라 도파민을 찾으며 하루를 보내는 삶. 겉으로는 편안하고 풍요로워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창조도, 도전도, 책임도, 성장도 없다면 무기력한 사회이고 인류 종말의 시작이 될 지도 모른다.

인간은 소비가 아니라 창조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스스로의 삶을 창조해나가며 자기 인생의 저자가 되어야 한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폭한다

맥북, 피그마, 3D프린터 같은 도구들을 생각해보자.

이 도구들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꿈의 시작점이 되었다.

맥북은 한 사람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했다.
피그마는 팀과 개인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고 협업할 수 있게 했다.
3D프린터는 상상을 물리적 형태로 쉽게 바꿀 수 있게 했다.

좋은 도구는 인간을 작게 만들지 않는다. 좋은 도구는 인간을 크게 만든다.

AI도 그렇다.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으로만 쓰인다면, 우리는 더 효율적이지만 무력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인간의 창의력, 지능, 생산성, 학습 능력, 실행 능력을 증폭하는 방향으로 쓰인다면 완전히 다른 미래가 가능하다.

어떤 방향으로 쓸지는 개인에게 달렸다. 기차보다 빨리 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기차에 타서 그 다음 스텝인 비행기를 설계할지는 개인의 몫이다.

AI와 함께 꿈꾸고, 함께 실행하자. AI 이후의 핵심은 절대 “인간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인간이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해야 한다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에서 한계효용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사회적 욕구, 인정 욕구는 결핍을 채우기 위한 욕구들로 어느 정도 이상 채워지고 나면 더 달성해도 한계효용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자아실현의 욕구는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상태를 이루려는 최고의 성장 욕구로써 끝이 없는 욕구이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이하 4단계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지만 강력한 동기 부여를 가져다 주게 된다. AI 이후 우리는 이 최고 단계의 욕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자아실현이란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현실 세계에 펼쳐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만 하던 것을 실제로 만들어보는 것.
나만의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
내가 믿는 가치를 여러 형태 중 하나로 세상에 남기는 것.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내가 세상에 아주 작게라도 무언가를 더했고, 내가 없던 세상과 비교하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아실현을 추구해야 한다.

결론

AI 이후의 시대는 인간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아니라, 더 많은 인간이 창조자가 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꿈꾸고, 실행하고, 자아실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