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7일

25년 6월 보충역으로 3주 훈련소를 다녀오고 25년 12월 1일 두번째 훈련소 입소를 했다. 같은 영화를 두번째 보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고 결말은 이미 다 아는 영화인 느낌... 매일매일 이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다 알고 있어서 긴장감은 없었지만 오히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체로 비슷했지만 다른 점들도 꽤 있었다. 저번보다 식사는 조금 별로였고 점호는 훨씬 널널했고 일정은 3주가 아닌 5주라 여유로웠다. 총은 저번처럼 쫄지 않고 쏴서 훨씬 잘 쐈고 수류탄도 잘 던지고 화생방은 저번보다 더 재채기하고 (분대원들이 그날 하루종일 놀렸다...) 각개, 행군 이지하게 마무리!

지난 5개월 동안 헬스와 런닝을 열심히 한 보람이 있는지 체력이 꽤 잘 나왔다. 푸시업 특급, 싯업 3급, 3km 런닝 1급! 자대 가서 좀만 더 해서 올 특급 받을거다! 특급전사 레츠고


이 기간 동안 꽤나 알차게 보냈다. 군대 특성상 몸은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꽤 많다. 멍 때리면서 걷기, 멍 때리면서 불침번 서기, 멍 때리면서 총 닦기. 이 시간들 동안 내 꿈과 목표 그리고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구체화했다. 시간될 때마다 하나씩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볼 예정이다.

생각

  1. 전역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살까?
  2. Kiro 이후의 프로덕트
  3. 창립할 회사의 사명
  4. 2035년까지의 계획 및 목표
  5. 회사 경영 구조
  6. 에너지에 대한 고찰
  7. 여러 망상들
    1. 휴머노이드와 함께 설계하고, 조립하고, 실험하며 프로덕트 만들기
    2. 휴머노이드들이 함께 연구하고 생산하는 공장
    3. 우주 에너지 자급자족 시스템?
    4. 다양한 버티컬 분야들 (건설, 집안일, 청소, 군사 등등)

로봇 관련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꼭 방문해보고 싶다. 직접 눈으로 보면 배울 수 있는 것들과 꿈이 더 명확해질 것 같다.


책도 많이 읽었다! 일과 중간중간 짜투리 시간 날 때나 주말, 크리스마스, 신정 이렇게 많이 읽었다. 책 7권 가져갔는데 (1권은 해리포터 퀴디치의 역사라 사실상 6권) 6권 다 읽고 시간 남아서 강의장에 있는 책 5권 더 읽어서 총 11권을 읽었다.

  1.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
  2. 총 균 쇠 ⭐⭐⭐⭐
  3.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4. 슈독 ⭐⭐⭐
  5. 사피엔스 ⭐⭐⭐⭐⭐
  6. 법의 이유 ⭐⭐⭐⭐
  7. 칩워, 누가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
  8. 웨폰 사이언스 ⭐⭐⭐⭐
  9. 블록체인 혁명 ⭐⭐
  10. 오리진 ⭐⭐
  11.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

7, 8, 9, 10, 11이 강의장에서 빌렸는데 칩워가 정말 좋았다. 반도체 자체에 대해서도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사실상 지난 50년 산업의 발전 역사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인텔, AMD, TSMC, 삼성, 소니, SK하이닉스, ASML, 엔비디아, 화웨이, 애플 등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기업들의 시작과 서로의 관계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런 문명 단위의 산업 (나라 혹은 기업 단위의 산업이 아니다)이 어떤 식으로 구축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반도체 이전까지는 기업 하나가 산업 하나를 다 하는 느낌이었다면 반도체부터는 그렇지 않다. 너무 복잡해서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큰 산업의 일부분만을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아무리 미국, 중국이라도 이 산업을 혼자 일궈낼 수는 없다. 이거 읽으면서 새삼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것인지 다시 체감하게 됐다. (투자할까 싶었는데 나와서 보니 이미 잔뜩 올라있네...)

추후에 칩워는 별도로 블로그 하나 쓸 예정인데 거기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SW Engineer로 시작한 만큼 내가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어 좋았고 21세기의 산업이 어떤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지, 어떤 특징을 갖는지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총균쇠,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사피엔스, 법의 이유, 칩워, 웨폰사이언스 이 6권은 추천한다. 2026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분명 도움이 될 책들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목요일에 자대로 전속을 간다. 꾸준히 책 읽고 꾸준히 공부하고 운동해야지. 이제는 종종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