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일기

훈련소 3주를 건강하게 마쳤다.
그 기간 동안 여러 생각들 많이 하고 앞으로의 내 행보에 대해서도 조금씩 더 구체화되었다.
아직 다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는 아닌데 그래도 기록할 겸 + 정리하면서 생각 확장할 겸 적어본다.
태호 일정
아마 올해 말에 현역 입대할 것 같다. 그리고 2027년 초 전역 예정!
그 전까지 나에게 무한한 자유와 기회가 있다. 소중하게 여기고 1초1초 아껴쓰자.
현역 입대 전까지 하고 싶은 것들
- 사회과학 공부
- 단순히 기술만으로 이 사회를 바꾸는 건 한계가 있다. 더 발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를 더욱 깊게 이해해야 한다. 자연과학처럼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학처럼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수십억의 인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내가 기여할 수 있을지 찾아나가고 싶다.
- 경제학, 사회학, 법학, 정치학, 철학, 윤리학 이렇게 6개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
- 10만원 상업용 로봇 제작 및 판매
- 앞으로 내가 더 큰 미래를 그려나갈려면 온라인 한정이 아니라 오프라인과 결합된 서비스가 필수라고 느낀다. 단순 공부보다도 실제로 팔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 하나에 10만원으로 팔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보자! 하나에 10만원이면 꽤나 큰 돈이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이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회사 미션 & 제품 / 경영 원칙 / 로드맵 구체화
- 1차적으로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회사가 30년 동안 어떤 사회의 변화를 만들고 어떤 문명의 발전을 만들어내야 할지 사회과학 깊게 공부하고, 인류의 존재 의의 자체에 대해 깊게 고찰하면서 명확한 답을 찾아나가자. 지금까지 고민한 미션은 "모든 인류가 인류 문명에 기여하도록 한다." 이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에서 1, 2, 3, 4를 모두 충족하고 5단계를 충족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것이 자아실현 욕구에 충족되느냐는 의문이다. 훌륭한 음악을 하는 것은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것일까? 인류 문명에 기여한다는 것은 뭘까?
- 인류는 왜 존재할까?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본 몇 가지 가설이다.
- 복제: 인간이 인간을 낳는 것처럼 인류의 최종적인 목적은 또 다른 인류를 시뮬레이션 혹은 탄생시키는 것 아닐까? 인류가 우주의 에너지를 100%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빅뱅을 다시 만들게 될 수도 있다.
- 우주 이해: 여전히 우리는 우주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인간의 몸을 이해 못하고 있다. 이 진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일까? 모든 진리를 다 찾아내면 인류의 존재 의의는 없어지는 것일까? 우주의 모든 동작 원리를 다 이해해야 복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i, ii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The journey is the reward: 존재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냥 이렇게 다 함께 살아가는 것 자체가 보상이고 존재 이유일지도! 문명 자체의 발전 자체가
- 우주에서 최고의 문명되기: 인류는 우주에 있는 수많은 문명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는 나라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지만 사실 우리는 다른 외계 문명과 경쟁해야 하는 것 아닐까? 최고의 문명이 되지 않는다면 외계 문명의 공격에 언제든 멸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 아닐까?
- 결론: 봐서 알겠지만 나도 잘은 모르겠다. 4개 다 같은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 문명의 발전 기준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World GDP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우리가 세운 개념이고 너무 내부적으로 무의미한 업앤다운이 있을 확률이 높다. 지피티한테 물어보니 카르다쇼프 척도를 이야기한다. 마침 오늘 봤던 일론 머스크 영상에서도 나온 이야기이다. 문명이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이 행성 단위인지, 항성 단위인지, 은하 단위인지를 기준으로 타입 1, 2, 3가 나뉜다. 현재 인류는 0.74로 타입 1이 되려면 지금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500배 늘어야 한다. STEM Compression 이라는 것도 있다. 단위 STEM 소비량당 정보량을 의미한다.
- ChatGPT와의 대화를 해보았다. 요약하면 이렇다.
- 문명 발전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의 자유, 존엄, 공동체, 의미, 지속가능성에 긍정적으로 쓰일 때 완성된다.
- 카르다셰프 척도는 에너지 사용량 기준으로 문명을 평가하지만, 인간 중심 발전과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 AI, 로봇 등 핵심 기술은 Type I 문명 도달에 기여하지만, 어떻게 쓰이는지가 중요하다.
- 문명은 이상향(조화와 지속가능)과 디스토피아(불평등과 소외) 사이에서 기술 사용 방향에 따라 갈린다.
- 나의 역할은 기술 발전을 인간 중심 가치 실현과 연결하는 ‘문명 설계자’가 되는 것.
- 기술만 발전하면 문명 발전이 아니라, 올바른 사용과 사회적 방향성이 있어야 진정한 문명 발전이다.
- 하나하나 정말 공감간다. 자유, 존엄, 공동체, 의미, 지속가능성 등이 측정하기가 어려워서 개선한다는 것을 명확히 알긴 어려울 것 같지만 기술 발전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인간에 달려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고 사회적으로 올바른 방향을 택할 때 문명이 발전한다. 나는 기술 발전이 아니라 문명 발전을 꿈꿔야 한다.
- 경영 원칙
-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주인이다.
-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지분을 가진다.
- 회사의 모든 정책을 민주적으로 정할 수 있다. (보상, 채용, 평가 등)
- 팀의 크기가 커질수록 인당 생산성이 증가한다.
- 지금까지 이렇게 2개의 원칙을 세웠다. 첫번째 아주 중요하다. 민주주의적인 관점으로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 되고 정책을 정할 수 있게 된다. 두번째로는 인당 생산성은 팀이 추가될 때마다 계속 커져야만 한다. 어느 순간 이를 타협하고 인당 생산성을 감소시킨다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미래가 온다. AI와 로봇이 있는 한 무조건 인당 생산성은 계속 올라갈 수 있다. 이외로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은 평가, 보상 등인데 i, ii로 커버되는지 안되는지 모호하다.
-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주인이다.
- 로드맵
- Phase 1 (4년) / 2027-2030 / Yearly Revenue $100M / MAU 1M / ARPU $100 / # of employee 25 / RPE $4M
- Phase 2 (6년) / 2031-2036 / Yearly Revenue $10B(x100) / MAU 30M (x30) / ARPU $300(x3) / # of employee 1,000(x40) / RPE $10M(x2.5)
- Phase 3 (10년) / 2037-2046 / Yearly Revenue $1T(x100) / MAU 1B(x30) / ARPU $1,000(x3) / # of employee 30,000(x30) / RPE $30M(x3)
- Phase 4 (10년) / 2047-2056 / Yearly Revenue $10T(x10) / MAU 5B(x5) / ARPU $2,000(x2) / # of employee 100,000(x3) / RPE $100M(x3)
- 이렇게 가보자. 각 페이즈별로 어떤 것들을 할지는 점점 더 구체화해나가보자!
- 최종적으로 회사의 목표는 연매출 $10T, MAU 50억이다. 어떻게 세상을 바꿔나갈지, 즉 회사의 미션은 사회과학 공부하면서 더 구체화해볼 예정!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다. 10년 뒤 미래 예측!
생각나는 도메인 별로 1원칙 사고에 의거해 10년 뒤 어떻게 바뀔지 예측해보는거다. 도메인 수십만개 있으니 주당 1개씩은 꾸준히 써보자.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이렇게 입대 전에 4개를 하고 싶다.
- 사회과학 공부
- 10만원 상업용 로봇 제작 및 판매
- 회사 미션 & 제품 / 경영 원칙 / 로드맵 구체화
- 매주 도메인별 10년 뒤 미래 예측 블로그 포스팅
중간에 바뀌기도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좋다. 지금 내 생각은 이렇다.
훈련소에서의 생활
머리아픈 이야기를 뒤로 하고 훈련소 생활에 대해 이야기 좀 하고 마무리해보자.
도파민 X, 술 X, 당 X, 카페인 X, 스트레스 X
5무 훈련소. 생각보다 꽤나 잘 맞고 좋았다. 여기에 플러스로 주기적인 취침과 유산소 운동, 책 읽을 시간까지. 책은 5권이나 읽고 왔다. (월마트, 디퍼런트, 트럼프 거래의 기술, 콜드스타트, 비트겐슈타인과 규칙 따르기) 아 그리고 나 딱 들어갈 때 식당이 민영화되어서 설거지도 안하고 배식도 안하고 밥도 맛있었다. 조교님들도 다 너무 착하고 잘 챙겨주셨다. 부조리가 아예 없었다. 훈련 자체도 딱히 빡세지 않고 널널했다. (오히려 훈련장 가는 길이 힘들긴 했다. 군장 메고 수십 분 계속 걷는다.. 행군도 그래서 좀 빡세긴 했다.)
거의 다 좋았지만 살짝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혹서기 일과라 3시반에 일어나야 했던 것, 연병장 한바퀴 걷기만 해도 땀이 주루룩 나는 살인적인 더위다. 혹서기는 꼭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어쩌다 보니 현역 입대할 때면 또 혹한기일 거 같은데 너무 추워서 또 고생하려나...
암튼 훈련소 3주 알차게 잘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