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자신감
예전에는 이 두 개가 공존할 수 있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갔다. 자신감 있는 사람이 어떻게 겸손할 수 있고 자신감 없는 사람이 어떻게 겸손할 수 없는지 몰랐다.
언제부터 이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차이는 확실하다.
사전적 정의를 알아보자.
겸손-네이버: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
겸손-나무위키: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보다 뛰어난 자들이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
자신감-네이버: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자신감-나무위키: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의미하며, 자신의 능력이나 판단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한 마음가짐
내 생각에 과거의 내가 헷갈리기 너무 쉬운 정의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겸손에서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이런 워딩들과 자신감이 함께 있는 모습이 잘 상상이 안 간다.
내가 생각하는 겸손은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다.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 필요 없다. 동양식 겸손이자 유교식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함을 아는 것보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인생에서 모르는 것을 계속 만나야 하고 그 때마다 배워야 한다. 자연스러운 삶이고 올바른 삶인데 이것을 "부족"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새로운 도전을 할 수가 없다. 도전 안하면 나는 부족함이 없는 사람인데 도전을 하는 순간 부족한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이런 겸손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믿음", 즉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보면 겸손과 자신감은 orthogonal하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 전혀 상충되지 않는다. 매 순간 배우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겸손해지려면 겸손한 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항상 주변에 배울 것이 널려 있도록. 배울 사람이 널려 있도록 해야 한다. 기타 고수 영상을 보면 다들 기타를 잘 치기 위한 첫번째 방법으로 기타를 집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는 것이라고 한다. 계속 보이면 치게 된다. 인생도 비슷한 것 같다. 항상 배우자. 학습하자. 책, 유튜브, 사람 등을 통해 배우자.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 배울 수 있게 노력하자. 기타를 집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는 정도의 노력을 하면 이후는 따라와진다. 이런 환경 속에 있다 보면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
겸손과 자신감. 이제는 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