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 세상에 도전하기 49일차

요즘 하는 생각들

어느새 세상에 도전한 지 50일이 다 되었다. 가끔씩 30년 뒤면 세상이 얼마나 바뀔까를 상상해본다.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다 보면 참 즐겁다. 그런 미래가 오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무엇이 있고 현재 하고 있는 시도들은 무엇이 있고 궁금해지니 이렇게 공부하는 것도 참 즐겁다. 50일 동안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 사회과학 공부도 참 재밌다. 어렸을 적에 사회, 도덕 이런 거 배울 때는 참 재미없었는데 내가 필요를 느끼고 공부하다 보니 새로운 걸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요즘 책 읽는 것 + 포럼에서 법 이야기 꾸준히 듣는 것만으로 많은 깨달음이 있다. 내가 갖고 있던 엔지니어링 역량을 이런 사회과학적 사고를 통해 더 올바른 방향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포럼에서 배우는 의료, 크립토, 로보틱스, 법, 비즈니스,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컴퓨터아키텍처, 재료 공부도 매주매주가 즐겁다. 매번 새로운 것들을 왕창 배운다. 트위터 혹은 주위 친구들이 종종 알려주는 좋은 블로그 글, 논문, 유튜브에 있는 전세계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생각 등을 보는 것도 참 재밌다.

공부와 상상이 즐겁다. 5년 뒤, 25년 뒤, 100년 뒤의 미래를 그리고 내가 그런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즐겁다. 예전의 나는 창업을 하더라도 내가 익숙한 분야 안에서만 하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성인되기 전에는 학습하는 방법과 기초를 배웠고, 성인되고 4년은 컴퓨터를, 이후 4년은 비즈니스를 배웠다. 인생 길게 보면 나에게 60년은 남아있을텐데 이론상 15개 학과 학사는 딸 수 있으니 아예 새로운 것을 도전해봐도 전혀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또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경험들이 새로운 도메인에서 모두 100% 활용될 수 있는 경험이다 보니 더 그렇다. 요즘 시대에 소프트웨어 안 쓰고, 제품 안 만들고 판매 안하는 도메인은 없다.

그렇게 이번에 로봇으로 완전히 다른 분야로 자신감 있게 뛰어들었는데 생각보다 어렵다. 잘 될 때면 어렵진 않은데 막혔을 때 돌파구 찾는 게 어렵다. 사실 당연한 말이긴 한데 개발할 때나, 뉴럴넷 학습시킬 때나, 제품 만들 때 돌파구 찾는 법은 지금까지 맨땅에 헤딩하면서 조금씩 깨달은 것 같은데 로봇 쪽에선 전혀 감이 안 온다. 흔히 소프트웨어 쪽에서는 디버깅 혹은 트러블 슈팅이라고 부르는 것들인데 이 분야에선 다 처음 하는 거다 보니 참 어렵다. 이 기회에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나만의 학습 방식, 나만의 트러블 슈팅 방식을 더 갈고 닦아야지. 로봇도 뭐 별 거 없다. 자신감 있게 하자!

요즘 밸런스는 좋다. 실행 70% 하고, 학습 20% 하고, 사색 10% 한다. 3개 다 합쳐서 주 45시간하는 것 같은데 양 자체는 좀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주 60은 해야지. 휴식이 필요한가 싶다가도 어차피 4개월 뒤에 군대 들어가면 원 없이 쉴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학습을 좀 줄일까라는 생각도 잠깐 해봤는데 지금 하는 사회과학 공부나 포럼이나 이외 유튜브, 트위터, 블로그 등 공부하는 건 계속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내 실행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아닌지 길을 잡아주는 것 같아 지금 정도로 딱 유지하려고 한다. 실행 30시간, 학습 10시간, 사색 4시간 대략 이정도 하고 있다.

키로는 지금 책 넘길 때 초반부와 후반부의 책 복원력을 이겨내기 위한 부분에서 막혀 있다. 온갖 고정시스템을 다 상상하다가 그러다가 내가 한번 해볼까 하고 위에 카메라 있다 생각하고 책 쭉 펴면서 400페이지 책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봤다. 3분 30초 정도 나왔다. 1페이지 넘기는데 0.5초. 현재 키로 한 페이지 넘기는데 18초. 갑자기 현타가 빡 왔다. 나는 이 쌩고생하면서 만들어서 85%의 확률로 한 페이지를 18초 동안 넘기고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흠 쌩고생하시긴 하셨다) 나를 만들어서 99.75%의 확률로 한 페이지를 0.5초만에 넘기고 있다. (한번 두페이지 넘겼다.) 인간은 진짜 대단하다. 내 손을 보면서 혀를 내두른다. 이 미세한 촉감을 이용해 정확히 한페이지를 0.1-2초만에 탐지하고 아주 부드럽게 페이지를 넘기고 그 순간 왼쪽 손은 살짝 떼고 넘겨진 종이를 잡는다. 여기에서 왼쪽 손을 많이 떼면 바로 넘겨졌던 종이들이 다 우르르 돌아가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쫄지 않고 초감각으로 살짝 들어 새로 넘겨진 종이 하나를 딱 잡는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이 400페이지를 넘기면서 더 발전한다는 것이다. 뒤로 가면 갈수록 더 빨라지고 심지어 더 부드러워진다. 책에 일절 구겨짐 하나 없이 (생길 것 같은 느낌 자체가 전혀 안 든다) 한 페이지 탐지는 더 빨라진다. 최적화도 되면서 원래 넘기고 잡고 펴고 넘기고 잡고 펴고 하던 것을 잡으면서 펴면서 넘길 준비를 한다. 도대체 이 사람은 누가 설계했단 말인가! 사람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벽을 정말 세게 느껴버렸다.

그래서 위의 이런 생각들을 쭉 했다. 내가 공부와 상상이 즐거운 이유는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현실로 바꿔나가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이다. 근데 이 간단한 책 넘기기 하나를 기껏 사람한테 벽 느껴서 좌절하고 있으면 되겠나! 이런 문제 풀고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 만들려고 세상에 도전하는 중 아닌가! (와... 근데 진짜 태호가 책을 너무 잘 넘긴다.... 책 넘기기 실력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다. 마치 페이커와 미드 라인에 선 이 기분...) 사람보다 잘 할 필요는 없고 안정적으로 넘기기만 해도 되는데 그냥 이 사람의 센싱과 액션에 감탄해버렸다. 근본적으로 책을 잘 넘기려면 사람의 손을 구현해야 할 것 같은데 내 손을 만들 자신이 없다. 아니다!! 이런 도전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자. 가보자고

운동

아 운동. 키로는 참 고민 많은데 운동은 뇌 빼고 걍 겁내 열심히 하고 있다. 벤치는 아직 목표 달성 못했고, 덤벨숄더프레스 24x10, 풀업 13개, 스쿼트 100x8이다. 내일 하체할 건데 100x10 딱 찍는다. 놀란이 운동 잘해서 알려준다. 놀란 몸 짱 좋다. 이제 복근 루틴도 넣었다. 복근 루틴을 넣을거면 식단을 해야 하는데 아직 세상에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이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렵다.

기타

Sweet Child O' Mine 요즘 참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 중간중간 집중 안될 때 10-15분 정도 연습하는데 이제 꽤나 들을 만 해졌다. 이번 달 내로 리프 3개 해보고 싶은데! 슬슬 다음꺼 하나도 연습 루틴에 추가시켜야겠다. 뭐하지뭐하지